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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이 17일(현지시간) 파생금융상품의 위험성을 시한폭탄에 빗대어 말하며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지인 미국 월가에 경고장을 날렸다.

고삐 풀린 글로벌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론자인 프란치스코 교황이 이날 성명을 통해 신용부도스와프(CDS) 등 파생금융상품을 '재깍거리는 시한폭탄'으로 부르며 금융시장을 파괴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고 경제·금융매체 블룸버그와 마켓워치 등이 전했다.

그는 "2007년 경제위기 이후 CDS 시장이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 규모에 거의 맞먹을 정도로 커졌다"고 지적했다.

교황은 이어 "적절한 제한이 없는 이 같은 계약 확산이 확률의 금융을 키우고 다른 사람의 실패에 돈을 거는 것을 부추기고 있다"며 "이는 윤리적 관점에서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CDS는 기업의 부도로 채권이나 대출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할 경우 이를 보상해주는 보험 성격의 파생금융상품이다. 한마디로 파산 위험을 거래하는 상품이다.

교황은 관계 당국이 국제 금융위기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것 같다고 질타했다.

교황은 금융 활동의 약탈적이고 투기적인 성향을 중화시키는 새로운 규제를 만드는 기회가 될 수 있었는데도 월가가 '근시안적인 이기주의의 고지'로 되돌아왔다고 비판했다.

교황은 금융상품에 대한 규제 강화, 차세대 기업 지도자들에 대한 양질의 대학 교육을 주문했다.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는 2008년 "지금 큰 은행들이 잇따라 무너져 내리고 있다"며 "성공이나 경력, 돈을 추구하는 사람은 (자신의 일생을) 모래 위에 쌓아 올리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베네딕토 16세는 2010년 교황청 은행인 종교사업기구(IOR)를 감독하고, 금융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바티칸 금융정보청(AIF)을 설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