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늘어 작년 '공컨테이너 78만개' … 수출입 불균형에 경쟁력 약화 우려
인천항에서 해외로 수출되는 컨테이너 10개 중 5개 이상이 속이 텅 빈 '공컨테이너'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컨테이너가 수출 물동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해마다 크게 늘고 있는 데 반해, 정작 수출품이 실린 '적컨테이너' 증가율은 제자리걸음 수준이어서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21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인천항 수출 컨테이너 물동량 33만8462개 가운데 수출품이 적재된 적컨테이너는 15만4196개에 그쳤다.

수출품이 실리지 않은 공컨테이너가 18만4266개로 적컨테이너보다 약 3만개 더 많이 수출된 것이다.

공컨테이너가 적컨테이너를 앞지르는 역전 현상은 이미 예고된 수순이었다.

인천항 전체 수출 컨테이너 대비 공컨테이너 비율은 2013년 38%, 2014년 43%, 2015년 46%, 2016년 48%로 해마다 상승 곡선을 그려왔다.

그사이 적컨테이너 수출량은 60만여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해엔 공컨테이너가 전체 수출 컨테이너 145만573개의 54%(77만8632개)를 차지하며, 67만1941개를 기록한 적컨테이너를 크게 앞섰다. 수출 무역에서 공컨테이너 비중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수입 물량이 많음을 의미한다. 인천항에 들어온 수입 컨테이너가 비워져 공컨테이너 상태가 되면, 다시 상대 교역국으로 보내져야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실제 수출량은 크게 늘지 않다 보니 공컨테이너 비중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런 물동량 불균형이 결국 인천항의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점이다.

남흥우 인천항을 사랑하는 800모임 회장은 "공컨테이너가 증가하면 컨테이너터미널 내 장치장 부족 문제를 유발, 본선 하역 작업의 생산성을 하락시킨다"고 꼬집었다. 이어 "인천항의 수출입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선 인천이나 인천항 배후단지에 수출기업들이 들어서야 한다"며 "인천시와 IPA, 정치권 등이 수출기업 유치에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제언했다.

이에 대해 김종길 IPA 물류전략실장은 "인천항에 소형 화물 수출 활성화를 위한 LCL 클러스터를 조성해 수출 물량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