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기 민선시대를 이끌어갈 지방선거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현재 가장 안타까운 이번 선거전의 특징으론 과도한 네거티브를 꼽을 수 있다. 특히 경기도에서 그랬다. 도지사 선거는 물론 기초단체장과 광역·기초의회 선거에 이르기까지 정책보다 네거티브에 의존한 선거전이 판을 쳤다. 정치공작 수준의 행태가 여러 차례 반복됐다. 상대 후보자 가족을 끌어들여 기자회견을 하고, 심지어 어떤 지역에선 후보자 부인의 사생활을 폭로하는 행위까지 벌어졌다. 아이들을 '개'에 비유하는 후보가 있었는가 하면, 상대 후보의 신체적 특징을 약점 잡아 공격하기도 했다.

이런 후보들일수록 당선 이후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한 마디 설명도 없이 끝까지 남을 헐뜯는 행위로 일관했다. 역설적으로 이런 태도는 준비되지 못한 후보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행위다. 설사 타 후보 도덕성에 하자가 있어 이를 비방할지라도 먼저 자신의 진정성과 비전을 보여줘야 옳지 않겠는가. 후보자들은 지금이라도 유권자들의 인식과 태도가 많이 변했다는 사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사생활뿐만 아니라 타인에 대한 비방은 옳지 않다고 여긴다. 대신 후보자 자신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어떻게 살아왔는지, 당선되면 무엇을 어떻게 할지를 말하라고 당당히 요구한다.

우리는 앞서 '묻지마 투표'의 위험성을 여러 번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대체 후보들이 내놓은 정책이나 비전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는 유권자들의 하소연에는 또 어떻게 대답할 것인가. 일각에선는 지금도 여전히 지방의회에 대한 무용론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민선 7기 과제로 '지방의회 개혁'을 꼽는 이들이 많다. 자기 정책 없이 남만 비방하는 후보들을 걸러내야 하는 절박한 이유다. 선거는 이제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이틀에 걸친 사전투표도 모두 끝난 상황이다. 매우 저조할 것이라던 사전 투표율은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로 나타났다. 우리는 거의 매 선거마다 매섭고 놀라운 결과를 가져다 준 '지혜로운 민심'을 경험했다. 이번에는 또 어떤 결과를 보여줄지 기대된다. 부디 남은 기간 만이라도 후보자들은 유권자들 앞에서 정정당당한 모습으로 최선을 다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