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는 예상대로 더불어민주당의 압승으로 막을 내렸다. 선거 막판까지 초미의 관심을 끌어 모았던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승리했다. 모든 당선인들에게 축하를 보낸다. 낙선한 분들에게도 큰 위로를 보낸다. 선거는 결코 죽고 사는 게임이 아니다. 불과 4년 뒤,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 유한 게임일 뿐이다. 당선인들에게는 오랫동안 쌓아온 경륜을 실천하고 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대신 낙선한 사람들에게는 더 공부하고 성숙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서로에게 기꺼이 축하와 위로를 보내고 나눌 수 있기를 바란다.

특히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에서는 누구랄 것도 없이 상처를 입고, 또 입힌 선거가 되고 말았다. 당선인 이재명 후보의 상처는 더 아프고 깊었을 것이다. 이 후보에 대한 상대 후보들의 공세는 그만큼 더 크고 집요했다. 당내 경선과정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과거들이 여과 없이 불거져 나왔고, 날이 갈수록 공세의 수위를 높여갔다. 선거는 막을 내렸지만 그 여진은 여전히 남았다. 사실 여부를 떠나 남은 여진이 얼마를 갈 것인지, 얼마나 더 그를 괴롭힐 것인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남 탓하지 않기를 바란다. 진실이든 허위든, 아니면 조작이었든 간에 불거진 문제들은 모두 자신에게서 비롯한 문제일 뿐 타인의 개입으로 만들어진 일은 아니다. 사실이 아니라면 그조차 현 시대의 정치인에게 주어진 숙명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겸허하게 지나온 삶을 돌아보고 심기일전할 일이다. 자랑하지 않기 바란다. 당사자의 입장에서는 거센 비난과 역풍을 이기고 끝내 이겼다 평가할 수 있을 터, 그러나 운이 좋았다. 기울어도 한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벌어진 게임이었다. 상대 입장에서 보자면 추격하기엔 한계가 분명한 선거였을 것이다. 담담하게 자신의 길을 가기 바란다. 보통사람들처럼 지도자에게도 자기의 길이 있게 마련이다. 그 길에는 더 높은 사명과 자질, 도덕성과 뛰어난 품성이 요구된다.

앞으로 4년, 도민들로부터 박수를 받을 것인지, 비난을 사게 될 것인지는 오로지 자신의 길을 가는 태도와 자세, 그 결과로 나타난 성과에 달려 있다. 부디, 도민에게는 안녕을, 본인에게는 지도자로서 거듭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