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 인천보훈지청 보훈과
아이들을 낳고 키우며 몇 년을 가정에서 지내다가 인천보훈지청에 복직한 지 반년을 넘기고 있다. 이 시간 동안 '보훈단체' 업무를 맡으며 많은 보훈단체 회원을 만났는데, 안타까운 생각이 들 때가 많다. 사실 대다수 보훈단체 회원은 온갖 고난과 역경 속에서도 오히려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스한 손길을 내밀고 지역사회에 솔선수범하여 타의 귀감을 주는 삶을 살아온 분들이다. 현재도 그러한 삶을 유지하고 계시는 분이 많다.
아직도 국민들은 '보훈단체'라고 하면 과거의 공적을 내세워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부정적인 이미지를 더 많이 떠올린다. 물론 그간 매스컴에 보도된 보훈단체의 부정적 보도를 모르는 바 아니다. 특히 2015년 8월부터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의해 설립된 보훈단체는 수익사업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이 부분에 대한 최근 감사 결과에서 수익금 사용과 관리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니 아직도 이 부분을 기억하는 국민이 많은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보도만으로 모든 보훈단체와 회원을 부정적으로 매도하는 것은 옳지 않다. 실제로 각 지역 보훈단체의 간부와 회원들은 자발적·지속적으로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는 사회공헌 활동을 꾸준히 벌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실례로 전몰군경유족회 인천시지부에서는 지부장과 사무국장을 포함한 간부급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무료급식 봉사에 참여하고 있다. 특수임무유공자회 인천시지부에서는 연 2회 이상 수중정화 활동을, 고엽제전우회 인천시지부에서는 학교폭력방지와 환경정화 캠페인을 매월 벌이는 등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는 모범적인 단체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사실 '사회 공헌'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으레 거창한 일, 예를 들어 불우이웃에게 거액의 돈을 기부하거나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봉사활동 등을 떠올린다. 물론 이런 일들도 우리 지역 사회 발전에 큰 기여를 하는 사회공헌 활동이지만 연로해진 보훈단체 회원들이 각자 위치에서 할 수 있는 소소한 봉사나 캠페인에 참여하는 일 또한 충분히 현실적이고 의미 있다고 본다. 이러한 활동이 장기적으로는 존경을 받는 보훈단체 상 정립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느덧 호국보훈의 달을 다시 맞는다. 호국보훈의 달에는 기념식(추념식)을 비롯한 다양한 행사가 각지에서 예정되어 있다. 행사마다 많은 보훈단체 회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행사에서 행사장 인근을 정리(정화)하거나 지역 사회에 도움을 주는 캠페인을 펼치는 등 자발적 단체 활동이 늘어나 학생을 비롯한 시민들이 보훈단체와 회원들을 더욱 존경하고 기억할 수 있는 훈훈한 호국보훈의 달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