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지역화폐가 뜬다- 3 활성화 과제와 대안]
6·13 지방선거 당선인들의 주요 공약인 지역화폐가 지역경제 활성화의 새로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가맹점 확보와 발행 및 운용방법 등이 시급히 개선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선인이 지역화폐를 도 전역으로 확대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광역 화폐'와 '지역화폐' 모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효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구도 나오고 있다.
현재 도내 31개 시·군 가운데 지역화폐를 발행한 지역은 성남을 비롯해 안양, 가평, 이천 4곳으로 현재 이천지역을 제외한 3곳에서 운용해 오고 있다.

이천시는 지역상권 활성화를 취지로 2007년부터 '이천사랑상품권' 37억5000원 어치를 발행하고 운용해오다 가맹 계약이 미진해지는 등 수요예측 실패로 2013년에 중단됐다. 이천시의 지역화폐 가맹업체는 전체 상점 1만1000곳 중 5.9%에 해당하는 650여 곳에 그쳤다.
안양시 역시 지역 자금의 유통과 역외 유출 방지를 목적으로 올해 1월 150억 규모의 지역화폐 '안양사랑상품권'을 발행했다.

1월부터 6개월간 7000여개소의 가맹점을 확보하고 63억8000만원의 판매실적을 올렸지만 '종이화폐' 형태로만 발행된 지류 화폐의 한계점을 드러냈다.
안양시 관계자는"지류 화폐 특성상 사용 후 현금으로 거스름돈을 내야하는 문제점 등 가맹 계약을 기피하는 상황으로 이어졌다"며 "모바일 등 IT 기반한 전자화폐의 도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도내 시·군 가운데 지역화폐의 성공사례로 꼽히는 성남과 가평의 경우도 운영상 문제점을 드러냈다.
성남시는 지난 2006년 성남 지역 전용 화폐인 '성남사랑상품권'을 발행하고, 2017년 279억원의 판매실적과 7769개소 가맹 계약을 이뤄내 지역화폐의 모범사례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2016년 청년배당 제도가 도입되기 이전의 성남지역 지역화폐는 판매실적 저조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유통량이 많지 않은데다 시민들이 발품을 팔아 배부처를 찾는 등 불편한 이용 방식은 판매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성남시 관계자는 "청년배당이라는 무상 복지 공적제도와 지역화폐를 연결하는 방식으로 유통량을 늘렸다"고 말했다.
가평시는 2008년부터 현재까지 10년간 지역화폐를 발행해 운영하고 있지만 판매실적이 2014년 이후 급격하게 줄었다. 해를 거듭하면서 가맹점 수가 감소하면서 그만큼 유통량도 감소한 것이 원인이다.
전문가들은 이재명 당선인이 공약대로 경기도에서 지역화폐를 발행하면 광역단위의 거점상권으로 자금 '쏠림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광역단위와 지역단위 단위의 사용처를 구분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들은 광역 화폐는 관광, 문화 상품 등에 사용하도록 하고, 지역화폐는 지역 상인들을 위해 사용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경기연구원 정책분석부 최준규 연구위원은 "광역단위 화폐의 발행에 앞서 기초단위 화폐 사용처의 효율적인 배분 등 적절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블록체인 클라우드를 기반한 전자화폐 시스템의 구축은 비용절감 차원에서 크게 작용 할 수 있어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검토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재수·박혜림 기자 jjs388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