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모두 코트 주름잡던 선수들
4살에 라켓 잡고 7살에 체육관행
10여년간 국내외 16개 대회 정상
"마지막 대회라는 각오 남다르다"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하는 성지현. /인천일보 DB
한국 여자 배드민턴의 간판 성지현(27·인천국제공항공사)이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성지현은 이번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여자단식 개인전과 단체전에 각각 출전할 예정이다.

성지현은 배드민턴 전 국가대표 감독을 지낸 아버지(성한국)의 영향으로 4살 때부터 집에서 자연스럽게 라켓을 잡았다.

어머니인 김연자 한국체육대학 교수는 전영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한 한국 선수 3명 중 1명(1981년 황선애, 1986년 김연자, 1996년 방수현)이다.

이처럼 축복받은 유전자를 타고 난 성지현은 7살부터 체육관에 다니며 본격적인 운동을 시작했다.

성인이 되기도 전인 2010년 태극마크를 처음 단 성지현은 2010광저우와 2014인천 아시안게임 여자 배드민턴 단체전에서 각각 동메달과 은메달을 목에 걸었을 뿐, 아쉽게도 아시안게임 개인전 메달과 단체전 금메달은 아직 없다. 2012년 런던, 2016년 리우올림픽에도 출전했지만 입상은 하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이나 올림픽 메달과는 인연이 없었지만, 성지현은 세계선수권 등 다른 국제 무대나 국내 무대에서는 꾸준히 최고의 기량을 선보이며 활약하고 있다.

2010년 제23회 세계여자단체배드민턴 선수권대회 우승 등 최근 10여년 동안 각종 국내·외 대회에서 16번이나 정상에 올랐다.

특히, 올 초 MG새마을금고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 유니폼으로 바꿔입은 성지현은 지난 3월 말 팀을 제56회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 여자일반부 우승으로 이끌며 대회 최우수선수로 뽑히는 등 여전히 물오른 기량을 선보이고 있다. 당시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성지현 영입 후 창단 4년 만에 이 대회에서 처음 우승하는 쾌거를 이뤘다.

성지현은 4월 중국에서 열린, 아시안게임 전초전 성격을 띤 아시아선수권 여자단식에선 결승 진출에 실패(4강)하며 다소 안타까운 결과를 남겼다.

짧은 위기도 있었다. 앞서 3월에 열렸던 전영오픈 선수권대회에선 성지현을 비롯한 우리 대표팀이 최악의 성적을 내며 불안감을 키웠다.

이 대회에서 우리대표팀은 남자단식 손완호만 4강에 올랐을 뿐이다.

최고 권위와 전통을 자랑하는 전영오픈엔 최강 중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일본 등 아시안게임에서 만날 강호들이 대거 출전했는 데 여기서 참담한 결과가 나온 것이다.

그럼에도 성지현은 이를 딛고 3월 말 제56회 전국봄철종별배드민턴리그전에 이어 지난 6월 제61회 전국여름철종별배드민턴선수권대회 여자일반부 개인전 단식 정상에 오르며 다시 자신감을 회복했다.

이어 성지현은 지난 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2018 인도네시아 오픈 배드민턴 선수권대회에서 3위를 차지, 아시안게임에서의 활약을 예고했다.

그는 현재 선수로서 적지 않은 나이여서 4년 후 2022년 아시안게임에 또 출전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 대표팀에서도 맏언니다.

이 때문에 성지현으로선 이번이 그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이 될 수 있어 어느 때보다 메달 획득에 대한 욕심이 크다.

안재창 인천국제공항공사 감독은 "성지현은 우리나라 여자 배드민턴의 에이스다. 경험도 풍부하고 영리하다. 아시아 국가들이 최강인 배드민턴 종목의 특성상 올림픽 이상으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쉽지 않겠지만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각오가 남다르다. 당일 몸 상태에 따라 메달의 색이 결정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