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국회의원 (바른미래당·인천서구갑)
서울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를 직결하는 사업이 서울시의 '몽니 부리기'로 몇 년째 공전(空轉)하고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 직결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으로 지난 2014년 국정감사를 준비하면서, 전기나 통신 등 작은 보완공사만 하면 직결이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국토교통부에 이를 검토하도록 했던 사업이다.

그 결과 직결 사업 추진이 확정됐고, 같은 해 이 사업을 위한 '인천국제공항철도와 서울도시철도 9호선 간 직결 운행을 위한 이행계획 마련 연구' 용역 예산 1억원도 확보했다. 당초 국토교통부는 2019년 직결 차량 제작을 빨리 시작하면 2018년말 경에는 직결 노선 운행이 가능할 것이라 예측했다.
하지만 2018년이 두 달이나 지난 지금까지 직결 차량 제작비와 추가 공사비 등 사업비 분담 문제를 놓고 서울시와 정부는 '핑퐁 게임'만 벌인다. 이 때문에 직결 차량을 발주조차 못하면서, 직결 노선 개통 일정도 뒤로 점점 밀리고 있다. 서울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 직결 사업은 2009년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조정 결과 직결 차량 비용 556억원을 반영하고, 국가가 40%, 서울시가 60%의 비용을 분담하는 것으로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서울시는 직결 사업비의 국비 부담 비율을 높여달라고 주장하면서 차량 발주를 미루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제 와서 서울시는 9호선과 공항철도 직결 효과가 미미하고, 또 서울시가 받는 혜택이 적다는 핑계를 대면서 사업비 분담 문제를 볼모로 직결 사업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다.
이 같은 서울시 주장과 달리, 서울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 직결 사업은 영종과 청라 등 인천 서북부와 서울 서남권 주민의 교통 편의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그리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지난해에만 900만명 넘게 입국한 외국인 방문객의 서울 강남 접근성도 높일 수 있다. 현재 인천국제공항에서 서울역까지 운행중인 공항철도(AREX)는 인천공항과 서울 강북권역을 오갈 때 많이 이용되는 교통수단이다. 공항철도의 하루 평균 이용객수는 2007년 1만3000명이었는데, 지금은 하루 24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공항철도의 1일 이용 승객수가 11년 새 22만7000명이나 늘어난 셈이다.

서울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를 직결하면, 서울 강남권역에서도 인천국제공항까지 열차를 갈아타지 않고 한 번에 이동할 수 있다. 서울 강북권역에 이어 강남권역에서도 인천국제공항으로의 접근이 쉬워지면서 9호선과 공항철도가 지나는 인천~경기~서울시민의 교통 편익이 증가하고, 아울러 시민의 자발적인 대중교통 이용을 유도할 수도 있다. 직결 효과가 이러한데도 서울시는 직결 차량 제작을 위해 서울시가 부담해야 할 334억여원이 아까운 모양이다.

최근 서울시는 미세먼지를 줄이겠다며 출퇴근 시간대 버스나 지하철 요금 무료 정책을 시행하면서, 단 사흘에 약 150억원을 썼다. 대중교통 요금 하루 공짜로 감소한 교통량은 2.4%에 불과했다.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 시민의 교통 편의를 높이고, 대중교통 서비스 질을 개선하는 것이야 말로 바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늘 강조하던 '시민이 원하는' 교통복지다. 서울시는 서울지하철 9호선과 공항철도 직결 노선 개통이 더 이상 지연되지 않도록 지금 당장 차량 발주에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