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본, 전국 최고 수준으로 통계 집계되자 3년간 연구용역 추진
주민들은 체육시설 부족·염분 높은 식습관 등 원인으로 꼽아

섬 지역으로 이뤄진 인천 옹진군이 전국에서 가장 높은 비만율을 보여 보건복지부 산하 기관이 원인 파악에 나섰다. 주민들은 비만율이 높은 원인으로 제한적인 활동 반경과 생활체육시설 부족 등을 꼽고 있다.

28일 질병관리본부의 지역건강통계에 따르면 2018년 옹진군 비만율은 45.5%로 전국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전국 평균 비만율은 33.8%로 옹진군이 이를 훌쩍 넘었다.

군·구별로는 강화군 38.6%, 동구 37.9%, 서구 37.2%, 중구 36.2%, 계양구 36.1%, 남동구 34.4%, 미추홀구 33.4%, 연수구 32.6%, 부평구 32.3% 순으로 집계됐다.

섬 지역 주민들은 이런 결과를 놓고 지리적 특성상 좁은 활동 반경과 체육시설 부족을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도시엔 헬스클럽이나 걷기 동호회 등 시간적 여유가 있으면 언제든지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지만 섬은 그렇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덕적도 주민 김금미(55)씨는 “체육시설이 부족한 섬 주민들이 운동할 곳이 없으니 당연한 결과”라며 “섬 지역에서 여가를 보낼 수 있는 방안이 없다. 제대로 된 스포츠센터나 문화센터 등이 없을뿐더러 전문 강사도 없는 상황에서 체계적인 운동을 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주민들의 잘못된 식습관이 비만의 원인이란 의견도 나왔다.

김택선 옹진군의회 의원은 “농어촌에선 일하고 술을 마시고 염분이 높은 음식을 섭취한다”며 “그리고 다음날 일찍 일어나 일을 하기 위해서 곧바로 잠을 잔다. 이런 식습관 때문에 비만율이 높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높은 비만율을 두고 각종 설이 제기된 가운데 질병관리본부는 옹진군의 비만 원인을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찾기 위한 연구에 들어가기로 했다. 내달 중 `옹진군과 부평구 간 비만율 관련 건강 격차 원인 규명 및 해결 방안 개발' 용역에 착수한다. 이번 용역은 3년 동안 진행되며 총 사업비로 3억원이 투입된다.

연구는 인천지역에서 비만율이 낮은 부평구와 옹진군을 비교해 원인을 찾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지역 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비만 중재 모형프로그램을 개발해 도입한 후 그 효과까지 지켜볼 방침이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옹진군과 부평구를 비교해 건강 격차 원인을 파악한 후 해결 방안까지 내기 위해 올해부터 3년 동안 연구를 진행한다”며 “내달 중으로 용역 업체를 선정해 연구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아진 기자 ato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