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원준 황원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 황원준 황원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칭찬은 누구나 받고 싶어하며 받으면 기분이 좋다. 그러나 막연한 칭찬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어떻게 칭찬을 해 주어야 최대의 효과를 낼 수 있고 칭찬받는 사람의 자아 존중감 및 자기 효능감이 높아질 수가 있을까?

칭찬은 '구체적'이어야 한다. 예컨대 글씨를 쓰고 있는 자녀에게 막연하게 '잘 쓰는데'라기보다 '글씨가 반듯하고 읽어 보기 쉽게 잘 썼구나'라고 해야 효과적이다. 구체적인 칭찬이 아니면 '영혼 없는 칭찬'이라고 받아들여 자녀도 학생도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

두 번째, 결과보다 '노력한 과정'에 칭찬해야 한다. 성적이나 성과는 매번 잘 나올 수는 없다. 그렇다고 노력한 것까지 평가 절하해서는 안 된다. 외적인 결과물 보다 내적인 성취에 칭찬과 격려를 해주어야 한다.

세 번째, '즉각적인 칭찬'이 효과적이다. 나름으로 열심히 노력하는 데 그 노력을 느끼지 못하고 곧바로 칭찬해주지 않으면 오히려 실망한다. 훗날 칭찬한들 이미 마음 상했고 의욕을 잃어버린다. 나아가 거절이나 무관심으로 받아들인다.

네 번째, 칭찬의 빈도와 강도이다. 매번 칭찬하면 칭찬의 효과가 저하된다. 빈도나 강도 면에서 예측 불가능한 칭찬이 효과적이다. 분명히 무관심과는 구별해야만 한다. 이때 칭찬의 강도, 방법, 보상에 경중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보상차원에서 매번 1000원을 준다면 갈수록 효과가 저하된다. 즉 다음에 어떤 칭찬의 보상을 받을 것인지 궁금해하고 예측하지 못하는 보상(칭찬)을 주어야 한다.

다섯 번째, 칭찬의 장소도 중요하다. 가급적 공개적이면 좋다. 벌은 아무도 없는 장소에서 하면 좋지만 칭찬은 공개된 장소가 더 효과적이다. 칭찬해준 사람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로부터 또 다른 칭찬을 듣게 되기에 자존감을 높여준다.

여섯 번째, 칭찬과 벌을 적절히 혼용해야 한다. 아동 청소년들의 행동 문제들을 치료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정신건강의학적 치료 중에 인지행동요법(cognitive behavior therapy)이 있다. 이때 치료 수단으로 보상 차원의 칭찬과 벌이 사용된다.

필자는 중3학년 담임선생님을 멘토로 모시고 지금도 가끔 연락을 드린다. 선생께서는 칭찬을 잘 해주시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받을 수 있게 벌을 주신다. 잘못한 학생을 혼내실 때는 감정에 치우치지도 않으시고 온화한 표정으로 주시기에 누구나 기꺼이 받아들인다.

일곱 번째, 진심이 묻어나는 칭찬이어야 한다. 눈을 마주보며 스킨 쉽도 해주며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칭찬을 할 때 받는 사람도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형식적, 반복적, 물질적 보상은 칭찬 효과가 저하되기에 지양해야 한다. 마음으로 격려·인정·존중해주는 칭찬이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앞서 결과보다 과정이라고 했지만 이것도 행위(doing)에 관점이기에 그보다는 존재(Being)에 관점을 가자고 칭찬해야 한다. 즉 행위보다 존재 가치에 대한 칭찬이 하이라이트이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가장 큰 이유 중의 하나가 존재 가치이다. 성장과정에서 학교나 가정에서 그 사람의 존재 가지를 인정해주지 않을 때 절망감에 빠져 “내가 이 집, 이 학교, 이 세상에 있을 필요가 없다. 있어서는 안 될 존재야”라고 자기 비하에 자기 생명을 버리게 된다. 학년 초에 모두가 예민해져 있을 때 작은 격려와 칭찬이 우리 자녀에게 학교 적응의 큰 활력이 된다.

/황원준 황원준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