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대형 쇼핑몰 '펫팸족' 마케팅
대부분 출입 허용…유모차 대여도
방문객 “비선호 주민 배려 부족”
스타필드 “목줄 미착용 시 계도”

 

#광명 사는 최모(39)씨는 얼마 전 아이와 함께 수원의 한 대형 쇼핑몰을 찾았다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목줄이 풀린 강아지 한 마리가 쇼핑몰 내에서 이리저리 활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 황당한 건 강아지를 마치 산책시키듯 앞세운 보호자는 뒷짐만 진 채 쇼핑을 즐기기에 바빠 보였다. 문득 어디선가 개 짖는 소리가 들렸고 평소 개를 무서워했던 최씨의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서 최씨는 쇼핑몰을 빠르게 빠져나왔다.

#얼마 전 반려견과 자취를 시작한 이예슬(31)씨는 자신의 반려견과 함께 안성의 한 대형쇼핑몰을 방문했다. 이씨는 보통 때 같으면 쇼핑에 앞서 반려견을 전용 케이지에 싣거나 쇼핑몰 내 마련된 좁은 철장에 두고 쇼핑해야만 했다. 이럴 때마다 이씨의 마음은 편치 않았다. 이때 희소식이 들려왔다. 이씨가 방문한 쇼핑몰은 반려동물과 동반 입장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 경기도의 한 대형쇼핑몰 내 방문객이 펫유모차를 이용해 쇼핑을 즐기고 있다.
▲ 경기도의 한 대형쇼핑몰 내 방문객이 펫유모차를 이용해 쇼핑을 즐기고 있다.

경기도 내 대형쇼핑몰들에서 반려동물동반입장을 허용하는 이른바 '펫팸족(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사람)'을 사로잡기 위한 마케팅을 선보이는 가운데 반려동물동반입장에 대해 불편한 시민들과 반기는 시민들 간에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반려동물양육인구가 1500만여 명에 육박하면서 대형쇼핑몰들에서는 날로 높아지는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세 속 반려동물동반입장을 허용하거나 반려동물편의시설을 마련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형복합쇼핑몰인 '스타필드'에서는 반려동물이 자유롭게 출입할 수 있는 반려견들의 놀이공간을 설치하고 펫 유모차 대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다양한 제도들을 운용하고 있다. '롯데아울렛'에서도 반려동물과 동반식사를 할 수 있는 펫그라운드가 운영되고 있다.

▲ 경기도의 한 대형쇼핑몰 내 방문객이 자신의 반려견과 쇼핑을 즐기고 있다.

반면 반려동물을 선호하지 않는 사람들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펫티켓을 지키지 않는 이용객들에 대한 제재가 미비해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편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광명사는 최모씨는 “모든 방문객들이 반려동물을 좋아하는 것도 아닌데 입마개도 하지 않은 반려견들의 모습에서 불편함을 느꼈다. 앞으로 반려동물 동반입장이 되는 쇼핑몰은 되도록 가지 않을 계획이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스타필드 관계자는 “사고의 위험 있는 동물이나 폭력성이 있는 강아지에 대해서는 입마개를 하게 돼 있고 목줄이나 유모차에 기본적으로 태워 다니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목줄을 안하는 경우 직원이 직접 계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0일 22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소에 반려동물 입장이 금지되면서 반려동물 입장문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일었다. 투표소에 반려동물과 입장을 하기 위해서는 이동가방이나 전용유모차를 이용해야 하지만 반려견을 안고 투표소를 찾았다가 발을 돌렸다는 유권자들이 생겨나면서 민원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혜림 기자 ha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