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단톡방서 공개모욕 3명
명예훼손 처벌 검찰에 요청
"밤길 조심, 협박도 받았다"
형사사건으로 확대 가능성
현직 경찰관 10여명이 업무를 공유하는 모바일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 특정 동료를 바퀴벌레에 빗대 밟아 죽여야 한다고 하거나 미친 개XX라고 지칭하는 등 심한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들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명예훼손 처벌 검찰에 요청
"밤길 조심, 협박도 받았다"
형사사건으로 확대 가능성
자신을 겨냥한 발언이라고 주장하는 경찰관이 검찰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여서 이번 논란이 형사 사건으로 번질 가능성이 높다.
1일 인천일보가 확인한 인천공항경찰단 모 부서의 1월31일자 단체 대화방에는 입에 담기 어려운 말들이 쏟아졌다.
낮 12시32분 A경위가 가장 먼저 입을 뗐다.
그는 "어제 우한 폐렴(코로나19)을 소독하러 온 업체 매니저가 쥐새끼만한 바퀴벌레가 있다고 했다"며 "여러분들도 확인하면 바로 밟아 죽여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한 폐렴보다 더 무섭고 더러운 바퀴벌레, 내 눈에 띄면 확인 사살하고 박멸해 버리겠다"며 험한 말을 이어갔다.
20분 뒤에는 B경위가 "미친 개XX는 없다"고 거들었고, 뒤이어 C경위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보다는 개XX를 적게 만나는 게 인간의 복'이란 글귀가 적힌 사진을 게시했다.
오후 1시37분 A경위는 다시 '바퀴벌레 잡는 법, 퇴치약 선택의 중요성'이란 제목의 블로그 주소를 올렸다.
특히 이들의 욕설은 직원들 간 원활한 업무 소통과 신속한 상황 전파를 목적으로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에 개설된 업무용 단체 대화방에서 이뤄졌다.
당시 대화방에는 모두 16명의 경찰관이 있었다.
A경위 등 3명은 대화방에 함께 있었던 동료 D씨를 겨냥해 욕설을 내뱉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D씨가 이들의 비위 의혹을 감찰부서에 제보했고, 이들은 감찰 조사 대상자로 통보받은 상태였다.
감찰 조사를 받게 된 것에 대한 분풀이를 하기 위해 동료들이 보는 앞에서 공개적으로 모욕감을 줬다는 게 D씨의 주장이다.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D씨는 이들을 명예훼손죄로 처벌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인천지검에 제출했다.
아울러 이들 중 한 명이 다른 경찰관을 통해 D씨에게 "밤길 조심하라"고 말한 부분에 대해선 협박죄로 처벌해줄 것을 요구했다.
한편 욕설에 대한 입장을 듣기 위해 A경위 등에게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박범준 기자 parkbj2@incheonilbo.com
저작권자 © 인천일보-수도권 지역신문 열독률 1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SNS 기사보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