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테러'로 규정하며 재정적 지원을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하마스는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사전 경고 없이 민간인 주택을 폭격할 경우 이스라엘 민간인 포로를 처형할 것이라며 상황을 점점 극단으로 몰아가고 있다.
AP,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아부 우바이다 하마스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스라엘이 자신들이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 내 민간인 거주 지역을 사전 경고 없이 공격할 시 이스라엘 민간인 포로 1명을 처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전 경고 없이 우리 국민을 표적으로 삼는다면 유감스럽게도 민간인 포로 중 1명을 처형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대변인은 하마스 측이 이슬람 율법에 따라 이스라엘 포로들을 건강하고 안전하게 관리하고 있고, 자신들은 이스라엘이 예고 없이 집 안에 있는 민간인을 폭격하고 살해하는 것을 규탄한다고 말했다.
지난 7일 이스라엘 남부 지역에 기습 침투해 수백 명의 민간인을 무자비하게 살해하고 일부는 인질로 잡아간 하마스는 현재 자신들이 데리고 있는 인질이 100명이 넘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중에는 외국인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EU는 하마스가 현재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 주민들을 향한 자신들의 인도주의적 원조 및 개발 원조가 하마스에 직접 지원되고 있진 않았지만, 이번 사태의 여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검토에 들어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EU가 총 6억9천100만 달러, 한화 약 9천900억 원 상당의 대규모 개발 원조를 사실상 전면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해석되면서 이에 동참하는 개별 국가가 더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원금이 하마스로 흘러갈 수 있다는 우려에 돈줄 막기에 나선 것인데, 가자지구에 사는 200만 명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은 그간 이스라엘의 강력한 봉쇄 정책으로 인해 해외 원조에 의존해 겨우 생계를 유지했던 만큼 심각한 극심한 빈곤 등 인도주의적 위기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보복을 막기 위해 인질 처형이란 극악무도한 대응을 직접 선언해 상황은 더욱 악화일로에 빠지게 됐다.
/노유진 기자 yes_uji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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