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급당 학생 수 줄이고 학교군 조정…교육 불균형 없앤다

2026년까지 초교 학생 수 단계적 감축
올 목표 23.5명…학습권 보호 효과 예상

원도심 학생 수 감소…신도시 과밀 심화
도시 여건 반영 학교군 3개→6개 개정
고교 원거리 통학 문제 최소화 기대
▲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지난해 3월 2일 인천 연수구 문남초등학교에서 열린 '책날개 입학식'에 참석했다. 문남초는 다문화 밀집 학교로 선정돼 시교육청이 2026년까지 학급당 학생 수를 단계적으로 20명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이 지난해 3월 2일 인천 연수구 문남초등학교에서 열린 '책날개 입학식'에 참석했다. 문남초는 다문화 밀집 학교로 선정돼 시교육청이 2026년까지 학급당 학생 수를 단계적으로 20명 이하로 낮출 계획이다. /사진제공=인천시교육청

지난해 12월 21일 인천 부평구 십정동 부평서여중 강당은 학부모들로 북적였다.

이날 강당에서 열린 학부모 설명회는 학령인구 감소와 인구 유출로 학생 수가 급감하는 부평서중과 부평서여중을 남녀공학 학교로 통합하는 방안을 설명하기 위해 인천시교육청이 마련한 자리였다.

시교육청 측은 이 자리에서 “소규모 학교로 운영되면 교사 정원이 줄면서 업무 부담이 늘어나 교육의 질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학교 통합 취지를 말했다.

이후 같은 달 학부모를 대상으로 통합 찬반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학부모 509명 중 360명이 찬성 의견을 제시했다.

시교육청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2027년 3월 개교를 목표로 학교 통합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달 22일 통합안을 행정 예고했다.

이처럼 시교육청은 학생들의 원거리 통학 불편을 해소하고 과밀·과소학급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는 데 힘쓰고 있다.

도성훈 교육감은 초·중·고 학생 배치 여건을 개선하기 위해 공약 사업으로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를 단계적으로 20명 이하로 낮추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고등학교 학교군을 조정해 지역·학교 간 학생 배치 불균형도 해소해 나가고 있다.

도 교육감은 “아이들이 미래 역량을 갖출 수 있도록 최고의 교육 환경을 갖추고 공교육 책무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공약 사업은 시민과의 소중한 약속이자 인천 교육을 발전시킬 핵심으로 앞으로도 차질 없이 이행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학급당 학생 수 단계적 감축

26일 시교육청에 따르면 2022년부터 오는 2026년까지 인천지역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를 단계적으로 낮출 계획이다.

교육부는 초·중·고 학급당 학생 수가 28명 이상이면 과밀 학급으로 분류하고 있다.

시교육청은 학급당 학생 수를 교육부 지침보다 적게 낮추면 다양한 수업 방식을 도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개인별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 학생들의 학습권을 보호하는 효과도 예상된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일반 학교 △다문화 밀집 학교 △소규모 학교 △교육 균형발전 학교 등 학교를 4개 유형으로 나눠 유형별 목표치를 설정했다.

올해 일반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 목표는 23.5명이다. 2025년 23.2명, 2026년 22.5명으로 학생 수를 단계적으로 낮출 구상이다.

다문화 밀집·소규모 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 목표치는 20명, 교육 균형발전 학교는 25명이다. 3개 유형 학교는 학교별 특성으로 인해 학생 수 감축이 필요한 곳이다.

실제로 이주민 학생이 많은 다문화 밀집 학교에서는 외국 학생들이 한국어 자모음 발음과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수업을 따라가기 힘든 경우가 많다.

전교생 중 다문화 학생 비율이 15% 이상인 경우 다문화 밀집 학교로 분류된다. 인천에서는 연수구 문남초와 함박초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다문화 밀집 학교로 선정됐다.

시교육청은 학생 수가 줄어들면 이런 교육 불균형 문제가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시교육청 학교설립과 관계자는 “올해 인천지역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는 23.1명으로 예측된다. 매년 4월 실제 입학 학생 수가 확정되기 때문에 최종 현황은 내달 산출된다”며 “여유 교실 수와 교원 정원 배치 현황 등에 따라 학생 편성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원거리 통학 문제 최소화하는 학교군 조정

아울러 인천 평준화 고등학교들의 원거리 통학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학교군도 대폭 개편했다.

원도심은 학생 수가 감소하는 반면 신도시에서는 과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이런 도시 여건을 반영한 학교군 조정을 완료하고 올해 신입생부터 적용했다.

이번 학교군 개편의 주요 내용은 학교군이 3개에서 6개로 개정된 점이다.▶그래픽 참조

우선 중·동·미추홀·연수·남동구가 묶여 있는 '1학교군'을 3개 학교군으로 분리했다. 1학교군에 포함됐던 남동·연수구를 각각 3학교군, 4학교군으로 쪼갰다. 부평·계양구가 포함된 2학교군은 그대로 유지됐다.

3학교군이던 서구는 아라뱃길을 기준으로 남쪽은 5학교군, 북쪽은 6학교군으로 나뉘었다.

특히 1·2학교군에 거주하는 학생의 공동학교군 지망도 의무에서 선택으로 바뀌었다.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공동학교군에 있는 학교를 반드시 선택해야 했으나 올해부터는 거주지 학교군 내 고교를 지원하면 그 외 학교는 선택하지 않아도 된다.

시교육청은 고등학교에 이어 중학교 배정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합리적 기준도 마련한 상태다.

중학교의 경우 9개 중학교군과 16개 중학구로 이뤄졌다.

학생들은 자신이 다니는 초등학교에서 지정된 배정 대상교 중 1지망부터 많게는 6지망까지 선택을 하게 된다. 이후 각 학교지원청의 추첨을 통해 학교가 배정되는 방식이다.

반면 옹진군 백령도나 강화군 강화읍 등 교통 여건이 열악해 그 지역을 벗어난 학교에 배정되면 통학에 불편을 겪는 곳은 지역별로 나뉜 중학구 내 지정된 중학교로 배정받게 된다.

시교육청 학교설립과 관계자는 “앞으로 중학교군 재조정이 필요하다면 개정안을 수립하고 의견도 수렴할 것”이라며 “중학교 진학을 위한 학부모와 교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도 개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평준화 지역 일반고 지원 학생 85.9%, 1지망 학교 배정

 

시교육청, 2024학년도 결과 발표

선 복수 지원·후 추첨제 방식 배정

인천 평준화 지역 일반고 지원 학생 중 85.9%가 1지망 학교에 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교육청은 지난 1월 이런 내용이 담긴 '2024학년도 인천 평준화 지역 일반고 배정 학교 결과'를 발표했다.

배정 대상 학생은 1만8116명으로 지난해보다 1476명 감소했다. 배정 학교는 평준화 지역 일반고 총 74곳이었다. 배정 방식은 선 복수 지원, 후 추첨제 방식으로 근거리 배정 방식이 아닌 지망 순서에 따라 배정이 이뤄졌다.

학교별로 1지망자가 정원 미달일 경우에는 지망자 전원을 1지망 학교에 배정하고, 나머지는 후순위 지망자 중에 배정하는 방식이다.

만약 학교별 지망자가 모집 정원을 초과할 경우 지망자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배열한 뒤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배정했다.

올해 지망 순위별 배정 비율을 살펴보면 지원자가 1지망 학교에 배정된 비율은 85.9%로 집계됐다. 특히 1~5지망까지 배정된 비율은 지난해 98%보다 1%p 상승한 99%로, 6지망 이후 원거리 배정자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회진 기자 hijung@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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