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허탈 … "2012년부터 보호활동 펴 왔는데 …"
'1급 보호종인 수원청개구리가 중국개구리와 같은 종이라니.'

해외 생태학자들이 수원청개구리가 중국 개구리가 같은 종이라는 연구결과를 내놓으면서 수원시와 환경보호단체 모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6일 수원시와 수원청개구리를 수십년간 보호·조사하고 있는 지역의 환경단체들은 중국무늬없는개구리와 동종 논란에 우려섞인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들은 연구결과만으로 수원청개구리에 대한 결론을 내리거나 공식적인 대응을 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보고 있다. 그러나 관계 연구나 조사를 통한 대처방안이 필요하다는 의견은 공통적으로 같다.

수원청개구리가 각종 보전대책에도 자취를 감추고 있는 가운데 중국 무늬없는개구리와 동종이라는 연구결과는 불필요한 논란을 부추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지역 환경단체 조사에서 일부 해외 학계 등 관계당국이 수원청개구리를 무늬없는개구리와 학명분류상 동일선에 놓는 움직임이 포착되면서 국제보호종인 수원청개구리의 위치가 자칫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위기설'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수원청개구리가 보통청개구리와 짝짓기를 하면서 일명 '잡종개구리'가 탄생하고 있다는 등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올해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장이권 교수는 프랑스 연구원과 공동으로 수원청개구리 개체감소원인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여러 지역에 분포한 수원청개구리가 보통청개구리와의 번식과정을 통해 잡종이 형성됐을 가능성을 제기한 상태다.

수원청개구리 관련 환경보호단체 관계자는 "이번 연구결과의 타당한 근거가 제시됐기 때문에 일부 해외 학계에서도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다"라며 "그리고 잡종이 섞여있다는 또 다른 조사결과도 나와 허탈하고 아쉬운 심정"이라고 밝혔다.

수원청개구리의 '고향'인 수원시의 경우 허탈감이 더욱 크다. 시는 2012년부터 수년간 멸종위기에 처한 수원청개구리 보호활동을 벌였다.

2014년 시는 환경부와 공동으로 일월저수지 일대에 수원청개구리 서식지 복원에 성공한데 이어 지속적인 토론회와 워크숍 개최, 시민 상대 교육을 벌이는 등 보호활동을 펼쳐왔다.

지난해는 수원청개구리를 캐릭터로 '수원이'를 만들어 시의 대표 마스코트로 활용 하고 있다.

수원시 한 관계자는 "연구결과가 나온 이후 지역환경단체와 학계 등을 타고 소식이 전국적으로 퍼지면서 수원시의 그동안 수고가 헛수고가 될까 우려스럽다"며 "다른 연구 등을 통해 고유종으로 재차 인정받기를 기다려야겠지만, 지자체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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