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가 공약했던 '치매국가책임제' 도입이 현실화 됐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고령화 국가로서 늦은 감은 있지만 국가적으로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에 따라 치매환자 전문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천도 치매시설 확충에 대한 기대감이 한층 높아졌다.

치매에 걸린 부모 봉양에 시달리는 가족들은 정신적으로 경제적으로 건강한 가정을 일구기에 벅찬 현실을 보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 50대 아들이 치매를 앓던 어머니를 살해 암매장한 뒤 1년 만에 자수한 일도 벌어졌다. 치매 부모에 대한 부담은 삶 전체를 망가뜨리는 일이 되고 있다. 치매환자에 대한 수발은 기간이 정해진 일이 아니기 때문에 환자뿐만 아니라 부양가족에게도 가장 큰 덫으로 작용해 왔다. 치매는 가족이 돌볼 만한 질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병에 효자가 있겠는가.

전문시설에서 전문 돌봄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다른 시도와 마찬가지로 인천도 치매센터 외에는 제대로 된 치매전문병원조차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부는 '치매국가책임제'에 추경예산 2000억원을 편성했다. 노인과 고령 부모를 봉양하는 가족 모두에게 최고의 선물이 된 셈이다. 적어도 10년이 채 되기도 전에 치매환자는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인천은 노인인구 32만5000명 중 3만2393명이 치매환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중 600여명 정도인 1.9%만이 전문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대부분의 노인 치매환자는 가정에 맡겨져 있는 실정이다. 특히 고령화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인천의 치매환자 수는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현재 치매요양원의 의료수준과 의료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 우선적으로 약물치료도 가능한 치매의 질병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치매 예방과 조기발견 치료에 전담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 치매장기요양시설도 관리수준을 대폭적으로 향상시켜야 할 시점이다. 고령화 사회가 노년기 삶의 굴레가 되지 않도록 양보다 질을 생각하는 치매 전문 체계를 갖춰야만 한다. 예산 확보에 나설 인천시는 선진국형 치매 관리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또 치매는 몰라서 없어서 고통 받는 질병이 되지 않도록 차근히 준비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