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내 일부 학교가 여름방학 동안 석면 제거 공사를 벌이면서 미처 공사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학생들을 등교시켜 물의를 빚는다. 공사는 양주와 과천, 안양, 분당 등 여러 곳에서 실시됐다. 학부모들은 자녀를 학교에 보내지 않고 석면이 제거되기를 기다리는 실정이다. 다급한 학부모와 달리 아무런 조치 없이 등교결정을 내린 교육청의 입장은 다소 안일하다. 공사를 마치고 공기 중 석면농도를 측정한 결과 기준치 이하로 검출됐다고 한다. 그러나 학부모들은 여전히 안심하지 못한다. 모르겠는가. 학부모 입장에선 결코 기준치가 문제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석면은 그만큼 위험하고, 학부모들도 그 위험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알려진 대로 석면은 1급 발암물질이다. 한때 산업화 과정에서 석면의 위험성에 대한 무지로 입었던 폐해가 널리 알려진 상태다. 그 피해자들의 고통이 얼마나 심각한지 잘 인식돼 있다. 경기도를 비롯한 부산시, 인천시 등 전국 광역자치단체와 안양시 등 많은 기초 지자체에서도 석면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시행에 들어간 지 오래다. 환경부도 석면피해구제기금을 설치해 지원한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석면폐해가 돌출될 수 있는 환경에 둘러싸여 있다. 교육기관이라고 해서 결코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경기도내 유치원과 초중고, 특수학교 4613곳 중 석면을 건축마감재로 사용한 학교는 무려 2658곳에 이른다. 단순한 통계로만 보아도 절반을 훌쩍 넘어서는 수치다. 석면 처리방식에 대한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

이번에 문제를 일으킨 학교들의 경우 천장 마감재로 사용한 석면 텍스를 제거하고 난 뒤에 남아 있는 분진 여부를 두고 발생했다. 해당 교육지원청은 공사를 마치고 음압기를 이용해 공기를 밖으로 배출했다고 한다. 그러나 일부 학교에서는 현장조사결과 곳곳에서 분진이 발견됐다는 학부모들의 항의를 받았다. 일부 학교에서는 뚫린 천장을 비닐로 막은 채 수업을 강행했고, 개학 전날까지 청소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안일해도 이렇게 안일할 수는 없다. 이 참에 아무 대책 없이 공기를 밖으로 뽑아내는 처리 방식에 대해서도 옳은지 검토해 봐야 한다. 교육의 전 과정은 교육적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