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사고다. 그것도 비슷한 유형의 사고가 되풀이되고 있다. 때마다 발표한 정부의 대책은 버젓이 허언으로 되고 말았다. 타워크레인 사고가 그렇다. 올해 발생한 타워크레인 사고는 모두 20여 건을 훌쩍 넘어섰고, 30명이 넘게 목숨을 잃었다.
경기도에서도 지난 5월 남양주 다산신도시에서, 10월 의정부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11월 용인에서 발생한데 이어 이번 달 평택에서 또 참사가 발생했다. 사고는 마치 판박이처럼 서로 닮았다.
대부분 외국에서 폐기처분한 제품을 사들여 사용하거나 불량부품을 써서 생긴 사고로 밝혀졌다. 건설사가 직접 관리하지 않고 하청에 의존하는 하도급구조가 근본적인 문제로 지적됐다. 정부가 나서 대책을 발표하고 방지책을 시행하는 와중에 미처 그 시간도 기다려주지 않고 사고는 연속해서 터졌다. 얼마나 부실하고 시급한 상황인지를 여실히 부여 주는 대목이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다시 비상이다. 지난 20일 용인시 소재 청미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분변에서 검출된 H5N6 조류인플루엔자(AI) 바이러스가 고병원성으로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보다 앞서 전북 고창지역에서 이미 고병원성 확진을 받은 상태였다. 지자체에서 계획했던 송년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거의 한해도 거르지 않고 발생하고, 사고 때마다 홍역을 치러야 하는 사고처럼 되풀이되고 있다. 사고마다 정부는 어김없이 대책을 내놓았지만 늘 허사였다.

지난 21일 29명의 사망자를 낸 제천 스포츠센터의 화재사고도 많은 숙제를 남겼다. 우선 유력한 화재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는 드라이비트 공법에 의문의 눈길이 가고 있다. 드라이비트란 스티로폼 양쪽에 시멘트를 덧칠한 단열재로 화재에 매우 취약한 공법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건축 전문가들에 의하면 드라이비트 공법에 사용하는 스티로폼도 불연재를 써야 맞는다고 한다. 하지만 대부분 경제적인 이유로 가격이 싼 일반 스티로폼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이유 없는 사고 또한 있을 수 없지만,
이제 새판을 짜지 않고는 도저히 이 많은 사고를 막을 수는 없다. 빨리빨리도 좋고, 경제적인 이유도 중요하지만 기본을 단단히 하지 않고서는 더 멀리 더 높게 가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