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월농산물시장 이전 터 유적 발견, 그 후
▲ 토기·집터 등이 발견된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부지 공사현장. /인천일보DB
연구원 "토기 파편 볼때 백제 2~3세기 추정"

채소동 예정지 포함 … 공사 틀어질 가능성도

삼국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집터·토기 등이 출토된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이전 부지에서 문화재 정밀조사가 시작됐다.

공사 현장이 2~3세기 초기 백제의 생활 유적지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도 나왔다.

인천시는 구월농산물시장 이전 예정지인 남동구 남촌동 177-1번지 일원에서 문화재 정밀 발굴조사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오는 10월 말까지 6개월간 계속되는 정밀조사 면적은 1만8827㎡다. 전체 공사 부지(17만61㎡)의 11%에 이른다. 이번에 정밀조사가 벌어지는 구역에는 채소동으로 쓰일 건물 예정지 300여㎡도 포함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정밀조사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유적으로 판단되면 건물 배치나 전체 공사 계획마저 틀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구월농산물시장 이전 부지는 백제의 생활 유적지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학술 자문에 참여했던 이희인 인천시립박물관 연구관은 "발굴조사에서 정확한 유적의 성격과 시기가 파악되겠지만 현재까지 발견된 토기 파편 등을 보면 백제 초기였던 2~3세기 유적지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공사 현장인 남촌동 일대는 그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있어서 이들 유적·유물의 존재가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 3월 중순 진행된 시굴조사에서 비로소 집터·토기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이 연구관은 "남촌동 주변 구월동·수산동 등지에서도 앞서 삼국시대 유적이 발견된 사례가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2월 말 착공한 구월농산물시장 이전 건립 공사는 공정률이 2.02%(지난달 기준)로 기존 계획(2.26%)에 못 미치고 있다.

시가 준공을 목표로 하는 내년 9월까진 1년 4개월여 남았는데, 정밀조사 기간을 감안하면 이전 자체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시 관계자는 "건물 예정지부터 정밀조사를 할 계획"이라며 "보존 조치가 내려지지 않는 구역에 '부분 완료' 처리를 하고 공사를 재개하면 일정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